2012-11-06
민생예산 부풀리기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경기도와 도지사
경기도는 지난 달 31일 ‘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설명하였고, 민주당과의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업무보고서를 통해 똑같은 자료를 의원들에게 보고하였다. 아직 공식적으로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되지는 않았지만 두 자리에서 모두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민생예산 부풀리기다.
집행부는 두 자료에서 신성장동력 산업 지원예산 4,001억원, 일자리 예산 2,008억원을 편성하였다고 보고하였다. 16개 시도 중 경제예산(민생경제예산 포함)이 만년 꼴찌하던 경기도(‘13년도 일반회계 대비 경제예산 비율 2%, 서울은 9.4%, 15등 전남은 2.9%)가 정신을 차렸나 하고 세부내용을 요구해서 보니 그야말로 부풀리기다.
먼저 신성장동력 산업 지원은 미래먹거리의 원천을 만들어 가는 산업과 그 산업의 컨텐츠로 채워져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트쇼(행사비), 컨벤션뷰로 운영(경상적 보조 및 회의비 등)이 포함되어 신성장동력 산업지원이라는 단어를 쓰기에 부끄럽기 그지 없다. 보트제조업의 R&D와 기술개발사업 지원예산이 있다면 이해하겠다. 전시컨벤션 컨텐츠 개발예산이라면 오케이 하겠다. 신성장동력 산업이라는 단어의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경기도가 대한민국 경제사전을 아예 바꾸고 있다.
또한 경기도시공사가 사업시행하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이라는 개발사업이 신성장동력 산업지원이라는 명칭이 붙어 3,706억원의 예산을 쓰려고 한다. 4,001억원 중 3,706억원, 즉 93%가 개발사업이다. 이렇게 하자면 모든 산업단지는 왜 넣지 않는가? 궁색하기 그지 없다. 200억원까지 지원해줬던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은 51억원으로 축소, 중소기업의 미래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산학연혁신센터인 GRRC에는 애초 경기도가 78억원 약속하였지만 38억원으로 삭감, 경기도 과학기술진흥원의 각종 중소기업 지원예산은 삭감시키면서 과연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
일자리예산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경제예산은 5,229원으로 이번 예산안의 특징 중 하나는 사회투자를 통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경기도는 경제예산이 1,692억원임에도 일자리 예산이 2,008억원으로 과다계상하여 의원들에게 보고하였다. 그 내용도 황당하다.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 취약계층 청소년 자립지원, 방과 후 아카데미 지원,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 지원, 다문화가족 방문교육 사업,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 등 복지사업과 교육사업 등 직접적 일자리 사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다 집어넣어 마치 도가 도민들을 위해 일자리를 훌륭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서울시는 이렇게 선전하지는 않는다.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OC 예산을 왜 넣지 않는가? 이런 식이면 모든 간접예산은 다 포함되어야 마땅하고, 고용유발효과는 모든 예산에 다 있으니 경기도 15조 6,282억원 모두 일자리 예산이 아닌가? 경기도가 말하는 일자리 예산은 복지예산과 교육예산으로 들어가면 이중계상이 된다.
경기도 집행부는 이번 일자리예산을 대폭 삭감하였다. 성과가 좋은 기업 현장연수 프로그램 지원예산은 3억 5천만원에서 1억으로 삭감, 지역일자리 창출사업인 마을기업은 6억 5천만원에서 1억 2천만원으로, 비정규직 지원예산은 3억원에서 1억 3천만원으로, 경기청년뉴딜사업은 2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채용박람회는 3억 1천만원에서 2억 6천 5백만원으로, 신용회복대상자 취업지원은 2억 9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찾아가는 잡매칭은 6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삭감하였다. 이번 예산안에서 일자리 예산은 그야말로 누더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도 집행부는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기도민을 두 번 죽이지 말라!
2012. 11. 5.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김영환
2012-11-06